2022 FIFA 카타르 월드컵: 모로코,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 꺾고 8강 진출
이미 조별 리그에서 벨기에게 승리를 거둔 전적이 있는 왈리드 레그라기 감독이 이끄는 모로코 팀이 이번엔 16강 경기에서 또 한 번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. 그들은 2010 년 월드컵 챔피언인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역사상 처음으로 8강에 진출했다.
스페인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이번 경기에서도 높은 볼 점유율을 보였지만, 선발 공격수 중 그 누구도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. 페란 토레스는 임팩트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고군분투 했고, 마르코 아센시오와 다니 올모는 절반의 기회를 날렸다. 무의미한 측면 패스들은 팬들을 답답하게 만들었다.
모로코는 전반전 몇 번의 공격 기회를 가졌고 하킴 지예흐의 명석한 돌파 플레이가 돋보였다. 하지만 모로코의 공격 역시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. 전반 막바지 아치라프 하키미가 올린 크로스가 소피앙 부팔에게 잘 연결되었으나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.
후반 41분에는 하키미의 멋진 크로스를 받은 왈리드 체디라가 슈팅을 시도하며 다시 한 번 스페인 수비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으나, 우나이 시몬이 이를 막아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. 양 팀 모두 90동안 득점을 하지 못해 경기는 연장전에 돌입했다.
연장전에서 모로코는 협력 수비를 통해 스페인의 공격을 막고, 재빠른 역습으로 스페인의 수비진을 괴롭혔다. 104분 체디라가 우나이 시몬과 1대 1 상황에 놓였지만 아쉽게도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다.
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파블로 사라비아가 교체 투입됐다. 사라비아는 약 30초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에게 연결된 크로스를 받아 슈팅을 날렸으나 공은 반대편 골포스트를 스치고 벗어났다.
경기는 결국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. 스페인의 첫 번째 키커 사라비아의 공이 오른쪽 골대를 강타하며 튕겨져 나왔다. 반면 모로코의 첫 번째 키커 사비리와 두 번째 키커 하킴 지예흐는 침착하게 공을 차 넣었다. 이어 스페인의 두 번째 키커 카를로스 솔레르의 슈팅을 부누가 막아내며 모로코가 2-0으로 리드했다. 우나이 시몬이 모로코 세 번째 키커 바눈의 슈팅을 막아내 점수차를 하나 좁혔지만, 스페인 세 번째 키커는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슈팅 역시 부누에 의해 막히며 승부가 결정나는 듯 했다.
결국 모로코의 네 번쨰 키커 하키미가 슈팅을 성공시키며 모로코가 8강에 진출했다.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패했던 스페인은 또 다시 승부차기에서 패배했다. 스페인은 2012 유로 우승 이후 아직까지 주요 대회의 8강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.